
" 불안해 하지 말렴. "
유진.
조금 길어, 눈썹 아래로 내려오는 하얀 앞머리는 가볍게 쓸어넘겼다.
과하지 않게, 약간의 손질이 된 가느다랗고 짧은 머리칼은
이따금 피곤에 젖은 그가 저의 진료실에 앉아 차트를 뒤적일 적에 흐트러져 부스러지곤 했다.
꼬마 아가씨들이 많이들 좋아하는 색의 눈이지.
연분홍빛의 눈은 쌍꺼풀이 져, 가느다랗게 자주 휘어진다.
그가 호감을 사는 이유에 웃음이 있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유진은 예쁘게 웃어 보일 줄 알았다.
보는 사람을 기준으로 오른쪽 뺨에 반창고를 붙이고 있다.
저녁시간에 샤워를 마치고 잠들 적을 제외하고는 떼어내지 않는다.
양쪽 귓볼과 오른쪽 귓바퀴에 귀를 뚫었던 흔적이 옅게 남아 있다.
고등학교, 대학 시절 귓가에 달았던 피어싱은 어느날 부터인가 보이지 않았다.
여름날의 그가 자주 걸치는 것은 얇은 긴팔 셔츠였다.
그날의 셔츠 색에 맞추어 선택하는 넥타이와 더불어
-어린이 환자가 선물한 미키마우스 넥타이가 있다더라-
짙은 색상의 검은 정장 바지와 역시나 검은 구두.
전형적이도록 흔한 차림이다.
:: 이름 ::
하나자와 유진 / 花澤友人
:: 나이 ::
34세
:: 성별 ::
시스젠더 남성
:: 키 / 몸무게
182. 68
:: 성격 ::
보호자. 온화. 정감. 버팀목
<보호자>
그는 누군가를 감싸는 사람으로 태어났음이 분명하다.
엄마, 어쩌면 아빠.
아파하는 어린이들을 위해 무엇이든 되어줄 수 있는 그는
보호자가 되기를 자청한다.
유진에게 있어서 사람이란 보호해야 할 존재이다.
그가 가진 직업과 놀랍도록 들어맞는.
그래, 이러한 성격이 그를 이 길로 이끌었으리라.
손 아래의 사람이든, 동년배이든 기본적으로 오냐오냐 하는 것이 특징이다.
우리 어린이. 나이가 그리 많은 편이 아님에도
그는 자신이 사용하는 호칭들과 참으로 어울렸다.
얼마전 만난, 초등학원의 똑부러지는 꼬마숙녀는 이렇게 말했다.
하나자와 선생님은 꼭 엄마새 같아.
평소 걱정거리가 많았다면 그에게 상담을 요청해도 좋을 것이다.
특유의 친절한 태도로 당신의 푸념들을 끝까지 들어줄 테니까.
<온화>
유진은 쉽게 화내지 않는다.
아이들을 보는 사람인데, 막 화내고 그러면 어떡하나요.
그는 곧잘 그렇게 이야기하곤 했으나,
타고난 성질이 없었다면 그의 성품은 좋게 평가받기 어려웠을 것이다.
짓궂은 장난을 쳐도 낯을 구기지 않고 웃는 양에,
이따금 그를 보아온 이들은 평가내렸다.
하나자와? 착한 앤데, 걔는 속이 없다냐.
비유하자면 햇살.
따스하게 내리쬐는 것에 익숙하며, 더불어 그러기를 바라는 사람.
햇살은 어디에나 닿기 마련이다.
닫힌 문을 열고, 눈을 감아보자.
<정감>
그는 기본적으로 온정이라는 것에 약한 사람니다.
쉽게 정을 주고, 그만큼 쉽게 상처받는다.
병원이라는 공간은 유진을 힘들게 만들었다.
닿을 것 같았던 작은 생명이 손 끝에서 사그라드는 순간을 유진은 못내 괴로워했다.
쉬이 애정을 쏟는 그의 성격 탓이었다.
제 가운조차 벗지 못 한 그가 저를 자책하며,
갈 곳 잃은 애정을 거두어들이려 몇 번이고 울던 장소가 병원 옥상임을 간호사들은 알았다.
선생님, 아이들을 너무 사랑하지 마세요.
보다 못 한 수간호사가 본분을 저버리면서까지 건넸던 말에
유진은 단지 웃으며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저의 성격에 다치는 것이 다름아닌 자신이라는 사실을 깊이 느꼈지만,
유진은 끝내 사랑하기를 멈출 수 없었다.
바라는 대로 주기를 원해요. 그것이 내 정이라면 더더욱.
유약하고 소심한 사람으로 비춰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는, 분명 그리 약하지만은 않았다.
<버팀목>
그는 한없이 유연하되, 결코 부러지지 않는 버팀목이었다.
밀려드는 감정의 홍수 속에 유진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결국 그에게 남은 어느 굳은 일면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유진은 가장 아픈 상황에서 빛난다.
그가 선택한 진로와 걸맞는, 아픔을 이겨낼 수 있도록 돕는 사람.
그는 쉽게 흔들리지만 저의 자리를 지킬 줄 알았다.
유진의 가장 강한 면모는 이것이며,
무언가를 지켜낼 수 있다면 바로 이 덕분이리라.
:: 직업 ::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신생아부터 청소년기 환자에 이르기까지 발생하는 내과적 질환을 치료한다.
:: 기타사항 ::
외동아들. 본가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한 아파트에 살고 있다.
그의 집 우편물함에는 얼마간의 우편물이 늘 들어있다.
키키라는 고양이를 기르고 있다. 6세. 코숏 치즈태비.
좋아하는 것은 고양이, 아이들, 해바라기, 샛노랑.
싫어하는 것은 피망, 비린 생선, 폭풍우 치는 밤.
아무리 맛 없는 음식이라도 맛있게 먹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11월 30일에 태어났다.
은연중에 상대방을 어린아이 마냥 대하는 기질을 보인다.
이는 상대의 나이와는 관련이 없으며,
직업상 그에게 습관처럼 따라붙은 면모들 중 하나이다.
:: 스탯 ::
: P [ 4 ] / N [ 4 ] / F [ 7 ]
:: 소지품 ::
< 병원 사원증 목걸이. 휴대전화. 지갑. 검은 서류가방. >
병원 사원증 목걸이.
새로 발급받은지 그리 오래 되지 않은 것.
소속된 병원의 로고가 쓰여있는 푸른 색의 목걸이 줄 위로
자주 사용하는 특이한 모양의 볼펜 한 자루와
그의 직급이 표시된 사원증이 매달려있다.
사원증에는 어린아이의 것으로 보이는 스티커들이 붙어있다.
휴대전화.
유행에 민감하지도, 그리 둔하지도 않은 기종의
흠집이 거의 없는 깨끗한 흰색 휴대전화.
지갑.
남성용으로 보이는 디자인의 심플한 지갑. 가죽재질이다.
얼마간의 현금과 명함, 몇 장의 카드들, 사원증을 제외한 신분증 등이 들어있다.
검은 서류가방.
그가 소지하는 간단한 의료기구와 서류가 들어있다.
청진기, 압박붕대, 대여섯가지의 연고, 거즈, 알코올 솜, 소독약 등.
논문 또는 강연 자료로 보이는 서류가 한 켠에 단정히 정돈된 채로 수납되어있다.
